저는 30대 여자에요.
엄마를 이해하고 싶어요. 무슨 마음인지 이해가는 분 계시면 꼭 조언 부탁드립니다. 엄마를 이해하고싶은 이유는 어떻게든 이 상황을 해결하고 싶어서에요. - 저희 부모님은 사이가 좋지않으십니다. 어릴적부터 싸우는걸 많이 봤어요. 대부분의 잘못은 아빠쪽. 술버릇, 말실수 등등. 폭력은 없었지만, 매번 싸우던 부모님의 눈치를 보며 컸습니다. 최대한 독서실에서 집에 늦게 들어가고, 친구집에서 놀고, 그것도 안되면 이불을 뒤집어쓰고는 안들리는척 잠을 청했어요. 집이 너무너무 싫었습니다. 다혈질적인 아빠, 같이 싸우다가도 저희들의 아빠라고 참고참던 엄마. 보기싫었어요. 그래서 최선을 다해 집에서 떠났습니다. 20살이 되자마자 대학교를 타지역으로 갔거든요.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행복했어요. 눈에서 멀어지니 부모님과 저의 사이는 좋았어요. 가끔 전화로 엄마가 아빠와의 일을 이야기하며 힘들다는 이야기를 했지만 들어주며 조언 아닌 조언도 많이해주고 위로도 해주었어요. 아빠한테도 전화해 가운데서 노력도 많이 했었구요. 그런데 그게 10년 넘게 이어지더라구요. 힘들었습니다. 그렇게 욕을하다가도 엄마는 명절이나 기념일등 집안에 일이 생기면 “너희아빠 빼고 보면 너히아빠 삐진다“, 본인이 전화하기 싫을 땐 “니가 전화해서 이야기해봐라“ 등등 시간이 지나니 저도 아빠에게 전화하고싶지 않더라구요. 며칠 전, 결국에 저는 터져버렸습니다. 만나서 밥을 먹고 있었어요. 그날도 어김없이 나에게 한탄하는 엄마에게 “이혼해라.“ 했더니 “싫다“ 하시기에 “그럼 그 이야기를 왜 하는거냐? 이래도 싫고 저래도 싫으면 어쩌라는거냐.“ 하니 “그냥 이야기할데가 없어서 넋두리처럼 하는 말“이랍니다. 저는 듣자마자 너무 화가 나서 “ 오늘 이후로 이야기 나한테 하지말아라. 듣고싶지않다, 그거 병이다. 말은 그 사람을 안믿는다면서 속으로는 믿고있지않느냐. 지금 이상황을 극복하고싶은 마음이 하나도없으면서 나한테 이런얘기를 하는건 나보고 어쩌라는거냐. 아빠로서는 잘하는 사람이 맞지만, 남편으로는 최악이다. 10년 넘게 나한테 욕을 하면서도 챙기라고 하는이유는 뭐냐. 나도 아빠에 대한 감정이 좋을 수가 없다. 둘 중에 하나만해라. 미워하길 바라던가 좋은 아빠로 남아있길 바라던가. 후자면 나한테 둘사이 이야기 하지말아라“ 라고 와다다다다 내뱉어버렸습니다. 그러고 어색하고 서먹하게 각자의 집으로 갔고, 자려고 누웠더니 걱정이 되더라구요. 조금만 참을껄. 힘든건 엄마가 더 힘들텐데, 그냥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릴걸. 저런 이야기는 친구한테도 못하는 이야기니 나에게 한것일텐데 이제 이야기할데도 없으니 속병이 나는건 아닌가하는 걱정이요. 저는 부모님이 이혼하길 바랍니다. 각자 능력도 있으시고 장성한 자식도 있으니 각자의 삶을 살아도 될 거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옛날분이라 쉽지않은 모양이에요. 한 때는 정말 나쁜 생각까지 했었어요. 이 상황을 끝낼 수 있는 방법은 셋 중 하나가 이 세상에 없는 방법 뿐이라는 생각. 엄마가 무슨 마음인지 모르겠어요. 엄마의 입장이 이해되는 분이 계신다면 의견 주실 수 있나요? 같이 손잡고 병원을 데려가야 할까요? 아니면 손잡고 법원가서 이혼도장을 찍게 해야할까요? 그것도 아니면 나만 저 가족에서 빠져나와도 될까요? 엄마가 어떤 마음인지, 어떤 생각으로 삶을 지켜오고 계신건지 알아야 제 노선이 정해질 것 같아요. 제발 알려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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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댓글
부부간의 불화 남한테 알리기도 부끄럽고 말할데가 글쓴이 밖에 없으니 신세 타령 마냥 하는건데..
글쓴이도 들어줄만큼 들어주고 두분의 사이를 뭔가 해결해서 끝을 보겠단 생각 접어요
두분다 예전만큼 치열하게 싸울 기력도 없으실거고.. 나이 60~70에 굳이 이혼하실 생각 없으실거에요 이혼 하실거면 예전에 하셨지..
어머님 넋두리 하시면 그냥 좀 들어드리고 과하다 싶으면 이번처럼 그냥 말씀 드려요
엄마가 그렇게 아빠 욕하면 난 아빠가 점점 싫어진다 아예 연 끊고 살까 이렇게 말씀 드리면 좀 자중하실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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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댓글
노예화가 되었기 때문에 못 빠져나오는거죠 .다른사람이 구해줘야 됨 .
그걸 자식이 보면 어떻겠어요? 어머니는 현명하지 못하신거 같아요 너무 오래된 본인이 어찌할수 없는. 바꿀수도. 여기서 벗어날수도 없는 상황에 님한테 푸는데 님의 입장을 생각전혀안하고계신거니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한번씩 그렇게 표현해줘야 어머니도 님의 입장도 생각 하실거고 님의 기분도 생각하실거에요
부모님 이제 70 입니다.
절대 이혼 안해요.
첨엔 우리가 다 크면 그담엔 결혼 다하면....
점점 저렇게 핑계대더니
결국 이혼 안함
근데 또 넋두리는 하시고 맨날 싸우고 사네 못사네 하면서도 아직도 부부입니다.
저도 너무 답답해요.
그냥 들어주긴 하지만...나도 지칠때가 있고 해서
어차피 이혼 안할건데 좀 적당히 하라고 합니다.
근데 그게 되나요?
저는 아직 미혼이긴한데
점점 더 결혼하기 시러짐..
결혼도, 이혼도, 출산도. 부모님 두분의 결정이였고 책임인거죠. 자식은 아무 죄가 없습니다. 무책임하고 미성숙한 부모들한테 상처받는건 자식들이죠. 엄마가 가엽고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어요. 글쓰니가 상황을 해결하려고 할 필요 없어요. 그냥...안본눈하고 삽시다. 힘내요.
저는 제 행복을 찾아서 살고있어요. 좀 살것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