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섭취한 '짜고 달고 기름진' 음식은 우리 몸의 시계를 빠르게 움직인다. 피부 균형을 무너뜨리는가 하면 혈당 스파이크를 일으키고 몸속에 내장지방을 축적한다. 다시 일상으로 복귀한 지금, 자극적인 음식을 없앤 '저속노화' 식단으로 몸을 회복해보는 건 어떨까.
최근 MZ(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몸의 노화를 늦추는 '저속노화' 식단이 주목받고 있다. 튀김류·버터·디저트 등 초가공 식품 및 단순당, 정제 곡물, 붉은 고기 섭취를 제한하는 식단이다. 저속노화란 말 그대로 식습관 개선을 통해 신체 노화 속도를 늦추는 것으로,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가 관련 식단을 소개하면서 유명해졌다. 정 교수는 저속노화 식단을 통해 수명을 최대 10년까지 늘릴 수 있다고 주장한다. '마라탕후루' '요아정'(요거트 아이스크림) 등 맵고 짜고 단 고열량·고자극 음식에 길든 젊은 세대도 노화 속도를 4분의 1로 줄이는 건강식에 반응하는 분위기다.
명절 음식은 전, 튀김, 잡채 등 기름기가 많은 고열량 음식이다.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게 되면 몸 안에서 쓰고 남은 콜레스테롤이 혈관 벽에 계속해서 쌓여 혈관을 막을 수 있다. 이러한 음식은 복부에 내장지방을 축적하기 때문에 노화를 가속하는 활성산소가 늘어날 수 있다. 이미 비만인 경우 내장지방 세포의 노화가 빠르게 일어날 수 있어 기름진 음식은 자제해야 한다. 짜고 단 음식은 피부의 유수분 불균형을 유발하고 콜라겐을 손상시켜 노화를 유발하는 만큼, 연휴 기간 짜고 단 음식을 많이 섭취했다면 깨끗한 식단을 지켜 몸에 회복기를 줘야 한다.
한국인은 '밥심'이지만 흰 쌀밥은 자제해야 한다. 저속노화 식단에서 추천하는 밥은 귀리와 현미, 백미, 렌틸콩을 각각 2대2대2대4 비율로 섞어 짓는 밥이다. 귀리는 필수아미노산과 비타민B, 비타민E가 풍부하고 식물성 단백질 함량이 백미 대비 2.8배 더 많은 '슈퍼 곡물'이다. 귀리에 들어있는 베타글루칸 성분은 체내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기 때문에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도 줄여준다. 다이어트 시 많이 찾는 현미는 비타민과 마그네슘 등 필수 영양분이 들어있고 혈당 조절에 좋은 곡물이다. 렌틸콩 역시 단백질과 미네랄 등 영양분이 풍부하다.
단백질 섭취도 필수적인데, 닭고기나 고등어·연어 등 생선과 두부·병아리콩 등을 매끼 골고루 섭취하는 게 좋다. 물론 소나 돼지 등 붉은 고기류도 단백질 함량이 높지만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는 포화지방이 많아 자제해야 한다. 식사 시에는 채소류 등 섬유질을 먼저 먹고 이후 고기·생선 등 단백질을 섭취한 뒤, 마지막으로 밥 등 탄수화물을 먹는 순서를 지키는 게 좋다. 채소류를 먼저 먹으면 혈당이 느린 속도로 올라 혈당 스파이크를 막고 포만감도 오래 지속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