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ay’s Interview
“양자컴퓨터 석 대라도 꿰어야 보배”
백한희 IBM 일본 양자사업 총괄
지난 6일 인천시 송도 연세대 국제캠퍼스 ‘연세퀀텀컴플렉스’. 유리창 너머엔 성인 키를 훌쩍 넘는 2.7m 높이의 원통이 자리잡고 있었다. 국내 첫 양자컴퓨터, IBM의 ‘퀀텀 시스템 원’이다. 유리창 안쪽은 영하 273도 극저온 상태. 열·전자파 등 외부 환경을 철저하게 차단한 터라 밖에선 냉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원통 속 손바닥의 절반도 안 되는 양자프로세서(QPU) ‘퀀텀 이글’을 위해 조성한 양자 맞춤형 공간이다.
이곳에서 만난 백한희(50) 박사는 양자컴퓨팅 연구에 인생의 절반을 보낸 연구자다. 그가 주도한 초전도 큐비트(0일 수도, 1일 수도 있는 양자컴퓨터 계산 단위)의 구동 시간(coherence time)을 늘리는 연구는 양자컴퓨터의 성능을 크게 끌어올렸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2021년 미국 물리학회(APS) 펠로로 선정됐다. 2014년 IBM에 합류한 백 박사는 지난해부터 IBM 일본에서 양자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IBM뿐 아니라 구글·마이크로소프트(MS) 등 굵직한 빅테크들이 뛰어들며 양자를 주목하는 요즘, 그의 최대 고민은? “양자컴퓨터 시대에 아무도 쓰는 법을 모를까 봐 걱정됩니다.”
들어도 어렵고 멀기만 한 양자의 세계. 양자컴퓨터의 발전은 어디까지 왔고, 우리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 건지 백 박사에게 물었다. 문과여서 죄송한 ‘문송’ 출신 기자가 문과여서 자신 있는 ‘글’로 답변을 풀었다. 양자와 가까워지고 싶다면, 오늘의 인터뷰를 따라오시라.
🗨️목차
1. 인류의 해결사💡 양자컴퓨터
2. 유용하지만 민감한 칩
3. 물리학 외길 20년, 사업에 뛰어들다
4. 日, 양자컴퓨터 활용에 집중

김혜미 디자이너, 김종호 기자
1. 인류의 해결사💡 양자컴퓨터
“유용한 양자컴퓨터가 나오려면 15~30년은 걸릴 것이다.” 올 초 젠슨 황 엔비디아 CEO의 이 발언이 업계를 뒤흔들었다. 양자컴퓨터를 둘러싼 회의론 확산에 IBM 제이 감베타 부사장이 제동을 걸었다. “앞으로 2~3년 안에 양자 우위를 입증할 것”이라면서다(7일, 연세퀀텀컴플렉스 개소식). 양자 우위란 수퍼컴퓨터의 최고 성능을 양자컴퓨터가 뛰어넘는 단계를 말한다. 백 박사에게 양자 우위에 대해 물었다.
- 정말 2~3년 안에 가능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