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선고를 받은 다음날 이수정 국민의힘 경기 수원정 당협위원장(경기대학교 범죄교정심리학과 교수)이 미리 예고했던 당원모집 행사를 가진 후 "2시간 동안 30분 가까이 당원에 가입해주셨다"고 호평, '잔치국수' 사진을 올려 "잔치를 벌였다"고 밝혔다.
잔치국수는 보수 정치권에서 주로 이재명 대표와 연관해 언급하는 키워드이자 이미지 또는 실제로 먹는 음식이다. 보수 정치권에서는 하나의 밈(meme, 인터넷 유행 콘텐츠)으로 굳어졌다.
이재명 대표가 정치 인생 최대 위기를 맞은 셈인 전날 선고 결과에 대해 보수 정치권에서는 반대로 '잔치'의 의미를 부여하며 이 음식을 언급하는 모습이다.
▶이수정 당협위원장은 이날 오후 1시 58분쯤 페이스북에 동료들과 점심 식사로 먹은듯한 잔치국수 4그릇 사진을 올려 "당원모집 후 잔치 벌였슴다"라고 적었다.
또 오후 2시 1분쯤에는 당원모집 현장 사진을 올려 "2시간 동안 삼십분(30명) 가까이 (국민의힘)당원 가입을 해주셨다"면서 자신이 당협위원장으로 있는 지역인 경기 수원정을 가리킨듯 "험지 중 험지의 기적이다. 감사하다"며 '꾸벅'이라고 고개를 숙여 감사를 표시하는 키워드를 덧붙였다.
경기 수원정에 대한 '험지 중 험지'라는 표현은 이수정 위원장이 지난 22대 총선에 출마해 49.13%의 득표율로 50.86%를 득표한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에게 초접전 끝에 패한 걸 포함, 선거구가 신설된 이래 ▷17대 총선 열린우리당(김진표) ▷18대 총선 통합민주당(김진표) ▷19대 총선 민주통합당(김진표) ▷2014년 재보궐선거 새정치민주연합(박광온) ▷20대 총선 더불어민주당(박광온) ▷21대 총선 더불어민주당(박광온) 그리고 22대 총선까지 보수 정당이 7전 7패를 한 이력을 가리킨다.
이를 감안하면 2시간 만에 당원 약 30명 가입이 이뤄진 건 곧 현지의 달라진 여론을 보여준다는 뉘앙스다.
이어 이수정 위원장은 오후 2시 3분쯤에는 이재명 대표 의원직 상실형 선고에 대해 '법치가 살아있음을 보여주신 판사님들께 찬사를 보냅니다.'라고 적은 국민의힘 플래카드(현수막)를 경기 수원정 지역에 설치한 모습을 사진으로 첨부, "플래카드 전부 교체 중임다"라고 설명했다.
▶보수 정치권의 잔치국수 언급은 지난해 9월 21일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이 국회에서 가결됐을 때도 인증샷 등으로 온라인에 다수 나타났다.
그보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해 5월 10일 취임 1주년 때 대통령실에서 김기현 당 대표·윤재옥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와 잔치국수 오찬을 하기도 해 시선이 향했다.
이어 이번 이재명 대표 선고 정국에서 잔치국수는 관련 기사 댓글과 온라인 커뮤니티·페이스북 등 SNS의 게시물은 물론, 오프라인 집회에서도 지지자들 사이에 곧잘 언급됐다. 이재명 대표에 대한 선고가 내려진 후 "잔치국수 먹으러 가자" "곱빼기로 먹자" "2그릇도 먹을 수 있다" 등 농담조 발언이 언론 취재에 잡히기도 했다.
사실 잔치국수는 우연하게도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헌법재판소 탄핵 인용 결정)된 지난 2017년 3월 10일 국회 의원회관 점심 메뉴로 나온 데 이어,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이 연장된 같은해 10월 13일 국회 큰 식당 점심 메뉴로도 재차 나와 화제가 됐고, 진보 정치권 일부 의원들의 '먹방' 인증샷이 SNS에 올라오기도 했다.
이어 이번엔 이재명 대표에 대한 선고 등 향후 주요 일정을 매개로 잔치국수에 대한 언급이나 실제 섭취 등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일단 양 진영이 한차례씩 '사법리스크'에 놓인 상대 수장에 대한 '밈'으로 썼거나 쓰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정치색을 걷어내고 보면, 잔치국수는 전통시장 노점을 비롯해 각급 식당에서 일정 수준 이상 맛을 보장하면서도(비슷한 사례로 동네 분식집이나 고속도로 휴게소나 양식레스토랑이나 실패할 확률이 극히 적은 '돈까스'가 있다)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며 사라지지 않고 있는 대표적 서민 음식이다. 간단하고 빠른 조리법을 이유로 젊은이들이 주로 찾는 음악페스티벌을 비롯해 지역축제 등 연중 전국 곳곳에서 열리는 축제 행사장에서도 선호되는 메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