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하 전 대우건설 뉴욕 지사장(이하 이): 저는 대우건설을 30년 다녔고, 대우건설에서 건축본부장으로 퇴직한 후 지금은 개인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홍: 대표님이 대우건설 뉴욕 지사장 재임 당시, 1997년부터 2004년까지 7년 동안 트럼프와 일을 함께하셨다면서요.
홍: 어떤 경로로 트럼프 당선자와 함께 일을 했나요?
이: 대우그룹이 당시 미국 사업장들이 좀 있었어요. 트럼프 쪽을 소개받아 뉴욕까지 진출하게 됐습니다. 트럼프 당선자는 그 당시 사업이 좀 어려운 상황이었죠. 하지만 대우건설과 함께한 이 사업을 계기로 상황이 많이 좋아졌습니다.
홍: 그럼 위기였던 트럼프 당선자가 이 사업을 통해 재기의 발판을 마련한 건가요?
이: 그 당시 사업에 많이 도움이 됐던 것은 사실이라고 생각합니다. 트럼프 당선자가 직접 시행을 하면서 이 사업이 되느냐 안 되느냐 문제가 발생했었는데, 그때 대우가 나타나서 투자금도 넣어주고 보증도 해서 사업을 성공적으로 시작할 수 있게 한 것은 사실입니다.
이: 네, 대우건설이 일정 부분 자본금을 냈어야 했습니다. 그 자본금이 없었으면 PF가 안 되는 상황이었죠. 그때 대우그룹도 외환위기 때문에 상황이 좋지 않았는데 대우가 끝까지 약속을 지켰습니다.
홍: 그때 대우가 보증을 안 해줬으면 트럼프 당선자가 파산할 수 있는 위기였나요?
이: 워낙 대단한 분이라 그렇게까지 보지는 않지만, 대우건설이 많은 부분을 해결하고 많은 도움을 줬다고 생각합니다.
홍: 이런 부분에 대해 트럼프 당선자도 인정하나요?
이: 그건 트럼프 당선자가 직접 쓴 책에도 나와 있습니다.
홍: 7년이나 트럼프를 가까이에서 지켜보신 거죠. 에피소드도 많을 것 같은데요.
이: (뉴욕에 있을 때는) 제가 (뉴욕에서는) 대우의 대표였기 때문에 같은 층에서 일을 했고, 트럼프 대통령 사무실 옆에 제 사무실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자주 지나가면서 만나고 편하게 얘기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홍: 벌써 20년도 더 지난 일인데요. 젊은 시절 트럼프 당선자는 어땠나요?
이: 전형적인 사업가였죠. 생각도 크게 하고, 디테일도 잘 챙기고요. 그리고 제 기억으로는 트럼프 당선자 밑에서 일하는 분들도 상당히 나이 드신 분들이 많았어요. 아버지 세대 때부터 일하시는 사람들이 많았던 걸 보면 의리도 있는 것 같고, 그 당시에는 참 대단한 사업가였습니다.
이: 그런 건 전혀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홍: 대우와 함께 시행한 콘도미니엄을 일반인 상대로 팔 때 굉장한 사업가 수완을 발휘했다던 얘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팔 집이 아직 많이 남아 있는데 한 채밖에 안 남았다고 홍보했다던데요.
이: 네, 그렇죠. 언론이나 이런 걸 활용하는 데는 워낙 귀재니까요.
홍: 트럼프 당선자와 나눴던 대화 중에 인상 깊은 게 있다면 몇 가지만 부탁드립니다.
이: 자기가 하고자 하는 일은 무조건 성공시키는 능력이 탁월했어요. 거래에 임하는 태도나 이런 것들을 정말 많이 배웠습니다. 예를 들면 어떤 계획을 관철시키는 방법인데요. 여러 가지 옵션을 두고 항상 생각하고 상대방에 대해서도 분석을 잘했어요. 어떻게 하면 상대방을 설득할 수 있을지, 자기가 이길 수 있을지에 대해 철두철미했죠.
홍: 7년이나 인연을 맺으셨는데 과거 취임식 때는 연락이 없으셨다고요. 서운하지 않으셨어요?
홍: 지금이라도 연락을 한번 해보시면 어떨까요?
이: 에이, 이제 너무 시간이 많이 흘렀고, 저는 오랫동안 연락을 안 했기 때문에 당연히 연락은 기대하지 않고 있어요. 이번이 두 번째 임기인데 성공한 대통령으로 남았으면 좋겠고, 무엇보다 한국에 도움이 되는 대통령이 되기를 바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