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장자 트럼프, ‘이해충돌’ 어쩌나… 머스크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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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11.10. 오전 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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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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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충돌 방지 서약서 아직 안 내…재임 1기 때도 호텔 등 문제
트럼프 취임위원회 발표
13일엔 바이든과 백악관 회동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6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팜비치에서 대선 승리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대통령직 ‘이해충돌 방지 서약’을 아직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인수 작업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호텔 등 대규모 사업을 벌이고 있는 트럼프뿐 아니라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 등 억만장자 측근들의 비즈니스가 이해 상충 문제로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9일(현지시간) 트럼프 측이 이해충돌과 기타 윤리적 문제를 피하겠다고 확약하는 서약서를 아직도 제출하지 않아 권력 이양 속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의회는 2019년 대통령직인수법(PTA)을 개정해 대통령 후보가 당선될 경우 재임 기간 본인의 이해관계 충돌 문제를 어떻게 해소할지 등의 내용을 담은 윤리 계획을 선거 전에 제출하고 공개하도록 했다. 하지만 트럼프 정권인수팀은 PTA에 따라 지난달 1일까지 백악관에 제출해야 했던 윤리 계획을 아직 제출하지 않았다. 백악관과 트럼프 측은 선거 직후인 지난 7일 관련 문제를 논의했고, 트럼프 측은 윤리 계획 제출 의사를 밝히면서도 ‘제출 시점’을 못 박지는 않았다.

의회가 법 개정을 한 이유에는 트럼프 1기 때의 경험이 반영됐다. 트럼프는 대통령에 당선되자 취임 직전인 2017년 1월 자신의 사업 자산을 매각하거나 독립적인 관리인에게 신탁하지 않겠다고 선언해 이해 충돌 우려를 낳았다.

비영리단체 ‘책임과 윤리를 위한 시민들(CRE)’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의 첫 임기 때 이해 충돌이 3400건 넘게 발생했다. 트럼프 본인 소유의 호텔과 리조트에서 정치 행사를 연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또 트럼프 인수팀은 백악관으로부터 민감한 정보를 받기 전에 체결해야 하는 양해각서 뿐 아니라 인수자금을 받기 위한 연방 총무청(GSA)과의 양해각서도 체결하지 않았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미국 당선인. 연합뉴스.

트럼프 측근 중에도 억만장자 기업가들이 많아 이해 상충 논란은 계속될 수 있다. 트럼프가 지난 6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당선 축하 통화에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를 참여시킨 것도 이해 상충 논란이 있다. AP통신은 “트럼프는 자신의 전화를 머스크에서 건네준 것으로 보이며 젤렌스키 대통령은 위성인터넷 플랫폼 ‘스페이스X’ 접근을 도와준 머스크에게 감사를 표했다”며 “트럼프는 머스크가 정부 효율성 관련 역할을 맡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가운데, 스페이스X와 정부 계약을 고려하면 잠재적 이해 상충 의문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스페이스X는 지난 2021년 미국 정부와 스파이 위성 관련 2조원대의 기밀 계약을 맺었다는 사실이 지난 2월 보도되기도 했다.

하워드 루트닉 트럼프 인수팀 공동위원장도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 루트닉은 금융회사 캔터피츠제럴드를 운영 중인데 그동안 암호화폐사 ‘테더’의 은행 관련 업무를 맡아 테더를 적극 홍보해왔다. 하지만 테더는 불법금융 활동 조장 혐의로 재무부 조사를 받고 있다. 테더는 멕시코 마약 카르텔과 테러리스트 등이 자금 세탁에 사용해왔다는 의혹을 받았다. 재무부 장관 후보로도 거론되는 루트닉이 실제 장관 자리에 오를 경우 이해 상충 우려가 커질 수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루트닉이 재무부 수장이 되지 않더라고 인수팀의 공동위원장이자 인사 관련 의사 결정권자로서 암호화폐 산업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인수팀은 이날 성명을 내고 ‘트럼프-밴스 취임위원회’를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위원회 공동위원장은 트럼츠의 측근이자 ‘골프 파트너’인 스티브 위트코프와 켈리 로플러 전 상원의원이 맡는다. 트럼프는 성명에서 “취임위원회는 미국 국민과 우리 국가를 위한 축제로 위대한 승리를 기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것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는 대담한 약속을 이행할 내 행정부의 시작이 될 것”이라며 “우리는 함께 역사와 전통이 깃든 이 순간을 축하하고 우리 국민을 위한 가장 놀라운 미래를 달성하기 위해 일할 것이며, 힘과 성공, 상식을 되찾아 오벌오피스(대통령 집무실)를 회복할 것”

이런 가운데 트럼프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오는 13일 백악관에서 만나 정권 이양을 논의한다. 카린 장 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당선인이 13일 오전 11시 대통령 집무실에서 만날 예정이라고 이날 성명을 통해 밝혔다.

이번 회동은 바이든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물러나는 대통령이 대통령 당선인을 백악관에서 면담하는 것이 미국 정치의 관례였다. 다만 트럼프는 2020년 대선 패배 뒤 바이든을 백악관으로 초청하지 않았다. 대선 결과가 조작됐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하지만 바이든은 이번 대선 이후 트럼프를 백악관으로 초청했다.

트럼프와 바이든이 얼굴을 맞대고 대화하는 것은 지난 6월 TV토론 이후 처음이다. 두 사람은 지난 9월 9·11 테러 기념식에서 만났지만 짧게 인사한 것이 전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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