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는 2020년 추석 연휴 때 이동장째로 버려진 고양이에게 붙여진 이름이다. 모두가 즐거운 추석 명절에 ‘추석이’는 주인에게 버려졌다.
이 고양이를 구조한 사람은 한 식당에서 나오다 고양이 소리가 나서 가보니, 큰 길가에 이동장이 하나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고 했다. 명절 연휴에 문을 연 동물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았는데, 나이 든 고양이였고 구내염을 앓고 있었다. 영양 상태도 좋지 않았다. 구조자는 치료 뒤 집에 데려와 ‘추석이’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추석이’는 이불과 소파를 좋아하는 사랑스러운 고양이었다.
’명절 때마다 버려지는 반려동물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이를 줄이는 방법은 없을까?’라는 질문에 정진아 동물자유연대 정책팀장은 ‘추석이’를 떠올렸다.
동물자유연대 자료를 보면, 설 연휴(1월21일∼1월24일) 직후였던 2023년 2월 유실·유기동물 발견 건수는 7272건으로 전년(6432건) 같은 기간보다 13.1% 늘었다. 한가위 연휴(9월28일∼10월3일) 직후인 10월도 1만312건으로 전년(9799건) 같은 기간보다 5.2% 증가했다.
명절이면 반려동물 유기 우려가 커질까? 명절 기간 집을 길게 비워야 하는 이들이 늘어난다는 점이 원인으로 꼽는다. 반려동물을 맡길 수 있는 애견호텔 등이 생기고 있지만 여전히 수요보다 숫자가 부족하고, 비용이 든다는 이유로 이용을 꺼리는 이들이 있는 점도 문제다.
정 팀장은 “최근 지자체에서 연휴 기간 돌봄쉼터나 구조·보호 시스템 만들어 유기·유실(의도치 않게 잃어버리는 것) 방지에 노력하는 것은 바람직한데, 근본적으로는 책임감 있는 반려인 교육과 유기·유실 방지 인식 캠페인 등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반려동물 이동권 캠페인’ 등 사회적 문화 개선도 필요하다는 점을 짚었다. “여전히 반려동물과 연휴 때 이동이 쉽지 않은 편이다. KTX를 탈 때 소형견은 이동장에 넣으면 같이 탑승할 수 있게 하지만, 많은 경우 여러 제약이 있어 이동에 어려움 겪는 경우가 많다. 반려동물이 함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을 양해해 주는 분위기를 만들어 나가는 것도 필요하다”고 했다.
이와 함께 정 팀장은 “유기 방지를 위해서 톨게이트나 휴게소에서 캠페인을 하는 것도 효과적”이라고 했다. 또 “명절 연휴엔 유기도 있지만 유실도 자주 일어나기 때문에, 유실 방지를 위해 미리 동물등록을 완료하고 인식표를 붙이는 등 방지책에 신경 써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이준희 기자 givenhappy@hani.co.kr,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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