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키보드에 관심이 참 많았던 시절엔 키보드와 성능을 연관 짓기 어려운 시절이었다. 오직 타건감과 소리, 디자인 혹은 브랜드로 승부 보던 시기라고 할 수 있었겠다. 아니면 그나마 게이밍 키보드에서 지원하는 부가적인 매크로나 LED 정도?

형제라고 할 수 있는 마우스나 헤드셋을 보자. 마우스는 유무선, 무게, DPI 등으로 명확히 성능을 구분 지을 요소가 충분하며 이를 게임과 연관 짓기 매우 편했다. 헤드셋도 마찬가지. 유무선과 무게 그리고 더 깊게 들어가면 서라운드와 작은 소리를 증폭 시켜주는 기능 등으로 FPS 경쟁 게임 등에서 메리트를 설명할 수 있었다. 오직 키보드만이 물리적으로 유무선 지원에 큰 이점이 없는 데다 만 원짜리 키보드도 누르면 잘 눌리기에 어필할 부분이 많이 없었다.

하지만 요즘 키보드는 많이 다르다. 누르자마자 눌리는 키보드, 혹은 손가락을 떼면 바로 입력을 멈추는 키보드. 말로 했을 땐 뭔가 메리트가 없어 보이지만 실제로 경쟁 게임을 플레이하는 프로게이머 혹은 랭커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가치를 증명하게 됐다. 이에 인벤에서는 FC온라인의 슈퍼챔피언스 유저 '남씨가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최신식 키보드의 이점에 대해 들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Q: 약 2년 만에 다시 뵙는 것 같다. 그래도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남씨가문: "안녕하세요. 예전에 2022년 경에 인벤에서 키보드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던 FC온라인 슈퍼챔피언스 유저 남씨가문이라고 합니다."

▶ [인터뷰] 키보드 랭커, '엔비남씨가문'은 어떤 키보드를 사용할까? 기사 바로가기

▲ FC온라인 키보드 장인! 슈챔 유저 '남씨가문'

▲ 당시 인터뷰 때 FC온라인 키보드 유저들을 위한 꿀팁을 많이 알려줬다

FC온라인 슈챔 유저인 '남씨가문'은 일전에 인터뷰를 진행했던 FC온라인 키보드 랭커로, 해당 콘텐츠를 통해 자신만의 편한 키 세팅을 기반으로 개인화하는 팁과 함께 사용하고 있는 장비를 소개한 바 있다. 2년 전인 당시에는 '스틸시리즈 에이펙스 프로 TKL 2023'을 사용하고 있었는데, 래피드트리거를 필두로 강력한 기능들을 탑재한 해당 브랜드의 차세대 제품이 나온 지금, 키보드를 바꿨는지 좀 궁금해졌다.

Q: 당시 인터뷰할 때와는 다르게, '스틸시리즈 Apex Pro Gen 3'가 새롭게 출시됐다. 키보드를 그대로 쓰고 있는지, 아니면 변경했는지. 바꿨으면 어떤 부분이 가장 만족스러운지?

남씨가문: "네 바꿨습니다. 스틸시리즈 Apex Pro Gen 3 소식 듣고 바로 바꾼 것 같네요."

남씨가문: "FC온라인을 키보드로 즐기는 유저분들이라면 아마 100% 공감할 겁니다. 키보드로 게임하면 손이 정말 빨라야 하고 키와 키 사이에 손이 움직여야 하는 간격이 생각보다 굉장히 넓게 느껴집니다. 그렇게 느끼며 플레이하다 보면 손가락뿐만 아니라 손목과 팔 그리고 어깨까지 올라오는 피로감에 의도치않게 게임을 쉬면서 하게 되죠."

남씨가문: "이번 스틸시리즈 Apex Pro Gen 3의 가장 만족스러웠던 부분은 장시간 게임을 해도 손가락과 팔에 무리가 오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제가 전문가는 아니다 보니 이게 뭐 덕분이라고 한마디로 표현하기는 좀 어려울 것 같은데요. 공식 사이트에서 설명하는 스위치 스태빌라이저와 3중 흡음재 적용을 통해 키를 좀 강하게 눌러도 되돌아오는 타격이나 소음이 적은 것이 첫 번째 일 것 같고요."

▲ 스틸시리즈의 마그네틱 게이밍 키보드, '스틸시리즈 Apex Pro Gen3'으로 장비를 바꿨다고 한다

남씨가문: "두 번째는 아마 옴니포인트 3.0 스위치 덕분일 것으로 보입니다. 입력 지점을 소프트웨어단에서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인데요. 입력 지점을 짧게 했을 경우, 처음에는 체감이 잘 안될 수 있지만 계속 플레이하다 보면 평소 같았으면 잘 안 눌렸을 느낌의 입력도 들어가는 게 참 미묘하고 재밌더라고요. 역으로 오입력이 많은 유저의 경우, 입력 지점을 조금 높여서 플레이하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남씨가문: "또한 마그네틱 방식으로 동작하기에 반응속도가 차원이 다릅니다. 누르는 즉시 입력이 되는 것 같아요. 과거에 기계식 키보드를 사용했던 이유가 멤브레인 대비 빠른 입력 속도 덕택이었다면, 그 연장선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기계식 키보드(6ms)에 비해 11배 빠른 응답속도(0.54ms)를 자랑하는 스위치다 보니 그런 것 같습니다. FC온라인 키보드 유저들은 진짜 반응속도에 민감한데, 이 부분에 있어 정말 큰 장점으로 다가오는 것 같아요."

▲ 옴니포인트 3.0 스위치는 반응속도가 11배 빠를뿐만 아니라 각 키마다 입력 및 리셋 지점을 설정할 수도 있다

스틸시리즈 Apex Pro Gen 3는 게이밍 키보드 분야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는 마그네틱축 스위치, 그러니까 래피드트리거 기능을 지원하는 제품이다. 래피드트리거 기능을 짧게 설명하면 입력 지점과 리셋 지점(입력 해제 지점)을 소프트웨어단에서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인데, 극단적으로 설정 시 손가락을 살짝 얹고 있는 것만으로도 같은 키를 계속해서 누르고 떼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이 부분은 FPS 장르의 프로게이머로부터 주목을 받았는데, 해당 장르에서 필수불가결하지만 숙련에 시간이 걸리는 '브레이킹'을 정말 간단하고 쉽게 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응답 속도가 해당 제품 대비 느린 일반 기계식 키보드로는 반박자 빠르게 스위치에서 손을 확 떼야 하는 것과 다르게 스틸시리즈 Apex Pro Gen 3로는 빠른 응답속도와 짧은 리셋 지점 설정을 통해 살짝만 힘을 빼도 키 입력 해제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스틸시리즈 Apex Pro Gen 3은 소프트웨어를 통해 입력 지점을 최소 0.1mm부터 최대 4.0mm까지 0.1mm 간격으로 40단계의 조절을 할 수 있다는 장점 덕분에 게임에서뿐만 아니라 키보드를 커스터마이징한다는 느낌으로 다가가도 좋을 것 같다. 키보드의 타건감을 결정하는 요소는 물리적인 구조와 스프링의 세기 그리고 입력 지점인데, 소프트웨어를 통해 입력 지점을 손쉽게 설정할 수 있어 사용자가 하고 있는 작업 혹은 게임에 따라 입맛대로 설정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 스틸시리즈 소프트웨어를 통해 원하는 키마다 입력 지점 및 리셋 지점을 다르게 설정할 수 있다

Q: 이번 스틸시리즈 Apex Pro Gen 3에서 새롭게 추가된 기능들이 다양하다. 가장 소개하고 싶은 기능을 꼽자면?

남씨가문: "하나만 뽑기가 좀 쉽지 않은데요. 두 개를 소개해도 되나요?"

남씨가문: "우선 첫 번째로는 제품의 주요 특징인 키마다 입력 및 리셋 지점을 다르게 설정할 수 있다는 부분과 함께 래피드트리거를 언급하고 싶습니다. FPS 유저만큼이나 FC온라인 유저들도 키랙에 정말 민감한데요. 이 기능을 통해 키 랙이나 씹힘이 정말 체감될 정도로 적어졌습니다. 저 같은 경우엔 기본 키인 q, w, e, a, s, d, z 등의 민감도를 낮게 설정해서 플레이하고 있습니다."

남씨가문: "또 프로텍션 모드도 요긴하게 활용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수비 시에 S키로 커서 변경을 하다가 A나 D가 같이 눌려서 실수를 할 때가 있는데, 이런 오입력을 방지해 주는 기능입니다. FC온라인 키보드 유저분들한텐 정말 유용할 것 같아서 소개하고 싶네요."

▲ 래피드트리거에 대한 설명. 양 쪽의 중간 이미지는 손을 떼고 있는 찰나를 표현한 것이다

스틸시리즈 Apex Pro Gen3 키보드는 게임에 도움 되는 다양한 부가 기능들을 지원하고 있다. 남씨가문이 언급한 프로텍션 모드의 경우, 설정한 키의 주변 키를 누를 때 설정한 키의 입력 지점을 순간 늘려 오입력을 방지하는 기능이다.

래피드 탭의 경우 선택한 두 개의 키에서 마지막으로 입력한 키를 우선순위로 하여 보다 빠른 입력과 조준을 가능케하는 기능이다. 이는 앞서 언급한 래피드트리거와 함께 브레이킹을 더욱 쉽게 만들어 주는 기능으로 이뿐만 아니라 게임 관련으로 활용도가 무궁무진하다. 참고로 해당 기능은 현재 시점 기준으로 카운터 스트라이크 2에서는 사용할 수 없을 정도로 체감이 잘 된다.

▲ 래피드 탭에 대한 설명. 덕분에 빠듯한 타이밍 없이도 브레이킹을 시전할 수 있다

Q: 스틸시리즈 키보드에 대한 만족도가 굉장히 높은 것 같다. 별도의 에피소드가 있는 건지?

남씨가문: "하하, 거창한 내용은 아니고요. 한 제품에 정착 못하고 여러 고가의 키보드를 탐험하던 시절, 지인을 통해 우연찮게 스틸시리즈 Apex Pro 초창기 모델을 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기존 기계식 키보드에서 만나기 힘들었던 SteelSeries GG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커스텀 키 퀵 세팅이 마음에 들어서 구입하게 됐습니다."

남씨가문: "이번 제품에서는 사전에 게임별로 프리셋들이 세팅되어 있더라고요. 좋은 키보드를 어떻게 해서 샀는데, 어떻게 설정해야 좋을지 잘 모르는 게이밍 키보드 입문자에게 너무 좋은 기능인 것 같습니다."

남씨가문: "사용하면서 다른 부분들에도 계속해서 흥미가 생기고 그렇게 나온 제품들은 다 직접 구매해서 사용하게 된 것 같아요. 사용하면서 계속 만족하는 건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새롭게 출시되는 이유가 명확하다는 겁니다. 나올 때마다 게이머에겐 참기 힘든 혁신적인 기능들이 탑재되어 출시되더라고요."

▲ 리그오브레전드, 발로란트, 오버워치 2 등의 대표 게임 프리셋이 있고 계속해서 업데이트 되고 있다

스틸시리즈의 전용 애플리케이션인 SteelSeries GG를 통해 게임별 프로필을 저장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게임 고관여자가 함께 참여하여 세팅된 게임별 프리셋을 만날 수 있는 'GG QuickSet' 또한 매우 유용하다. 예를 들자면 리그오브레전드의 경우 QWE에는 빠르게 입력할 수 있도록 입력 지점이 짧게 세팅되어 있고 비교적 신중하게 그리고 실수해서 누르면 안 되는 궁극기인 R이나 소환사 스펠인 DF의 경우 프로텍션 모드와 함께 살짝 긴 입력 지점으로 세팅되어 있다.

Q: 아무래도 스틸시리즈 키보드를 모두 섭렵한 유저다 보니 키보드에 대한 열정이나 지식이 와닿는다. 끝으로 인벤 가족분들에게 마무리 인사 부탁드린다.

남씨가문: "FC온라인은 각종 키 랙이나 키 씹힘, 서버 랙 등으로 키보드 유저가 살아남기 정말 힘든 게임입니다. 하지만 그 고유의 맛을 뒤로하기엔 너무 달콤하죠. 저 또한 처음에는 고가 키보드에 대해서 반신반의했지만 우연찮게 사용해 보곤 마음이 바뀌었습니다."

남씨가문: "확실히 불편한 감정들이 많이 극복이 되며 게임의 질이 올라갑니다. 냉정하게 자기 피드백을 하기도 좋아지기에 실력 향상과도 비례하는 것 같고요."

남씨가문: "인벤 가족 여러분들 또한 게임에 너무 많은 스트레스받지 마시고 언제나 즐겁고 재밌게 즐기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