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 20만명을 보유한 30대 비혼 여행 유튜버 ‘신아로미’가 홀로 자유롭게 보내는 자신의 추석 명절 모습을 공유했다. 비혼이 급증하면서 명절 연휴가 단순 휴가에 가까워지는 최근 세태를 고스란히 보여준 사례다.
신아로미는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결혼 못 하면 추석 명절에 이렇게 됨(노처녀 현실)’이라는 제목의 27초짜리 짧은 동영상을 게재했다.
‘불행하고 비참함 주의’로 시작되는 동영상에는 “저서 ‘혼자서도 잘 사는 걸 어떡합니까’로 전체 분야 책 판매량 1위를 달성하고 뉴욕 출판 에이전시와 수출 계약 후 한 달 넘게 홀로 조지아 여행 중이다. 명절에 갈 시댁도 없고 슬퍼서 이부자리 정리한 뒤 멍 때리다 남편, 애 밥도 못 챙겨줬다. 슬프게 내 밥만 차려 먹었다. 심심해서 트레킹(산 등을 도보로 다니는 여행) 갔다. 할 수 있는 것이 고작 이거다. 아, 정말 불행하다. 나처럼 불행하기 싫으면 결혼 꼭 하라”는 자막이 달렸다.
해당 동영상에는 “저도 결혼을 못 해 열흘간 해외여행 다녀왔다. 애통하다” “결혼 못 해 남의 집 제사를 못 지내니 종일 내가 하고 싶은 일만 하고 있다” 등의 댓글이 이어졌다.
신아로미의 이런 영상은 과거 비혼자가 ‘결혼을 못한’ 사람으로 평가받으며 명절 때 압박을 받던 것과 달리 ‘자유로움을 선택한 사람’으로 여겨지는 세태를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 신아로미는 지난 5월 프랑스 AFP통신과 인터뷰에서도 “결혼하지 않은 것이 내 인생의 가장 큰 성과”라면서 “단 한 번도 좋은 아내나 엄마가 되는 것이 인생 목표였던 적이 없다. 내가 좋아하는 공간에서 하고 싶은 일을 자유롭게 할 수 있고 주체적인 삶을 사는 것이 만족스럽다”라고 말한 바 있다.
다만 그는 “비혼주의자는 아니다”라고 국민일보에 밝혔다.
실제 비혼이 많아지면서 명절을 긴 휴가로 여기고 가족 모임보다는 쉼의 시간으로 쓰는 이들도 많아지고 있다. 서울 성북구에 거주하는 30대 남성 A씨는 국민일보에 “이번 추석 연휴에는 고향에 내려가는 대신 3박 4일로 싱가포르 여행을 다녀왔다. 결혼하라는 부모님 잔소리를 피하면서 일에 지친 심신을 달래는 귀중한 시간이 됐다”라고 말했다.
동대문구에 사는 20대 여성 B씨도 “명절에 다 먹지도 못할 음식을 준비하느라 힘들어하지 말고 의미 있게 보내자고 어머니를 설득해 함께 부산 여행을 다녀왔다. 이견을 조율하면 모두가 행복한 명절 연휴를 보낼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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