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우정 현대엔지니어링 대표, 공식 사과
사고 원인 질문엔 “조사 중인 부분 언급 어려워”
전문가들 “시설물 확 기우는 모습…불안정한 상태 예상”
사고 원인 질문엔 “조사 중인 부분 언급 어려워”
전문가들 “시설물 확 기우는 모습…불안정한 상태 예상”
10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경기도 안성시 세종고속도로 교각 붕괴사고 관련 시공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이 사고 현황을 설명하고 재발방지 대책 마련 나섰다. 이 현장에서 사용된 공법은 다른 곳에서도 자주 사용되는 흔한 공법인데 교각이 통째로 맥없이 푹썩 가라앉는 모습이어서 다수의 전문가들도 충격을 받은 상태다. 일각에서는 “버팀목 없이 철근으로만 지지를 했을 것”이라며 안전 기준을 준수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시공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은 이에 대해 어떤 대답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전문가들 “공사 지침 정해져있는데 사고 발생, 굉장히 이례적 상황”
붕괴 사고가 일어난 것은 지난 25일 오전 9시 49분쯤 경기 안성시 서운면 산평리 서울세종고속도로 공사 현장이다. 교량 상판 구조물인 거더(다리 상판 밑에 까는 보의 일종)가 갑자기 무너졌다. 이 사고로 4명이 숨지고 6명이 다치는 등 1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하도급사인 장헌산업은 거더를 설치하는 작업을, 강산개발은 거더 위에 슬라브(상판)를 얹는 작업을 각각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는 특수 설치 장비인 ‘런처’(거더 인양 및 설치 장비)를 이용해 거더를 교각 위에 거치하고, 다시 런처를 철수하는 과정에서 거더가 갑작스럽게 무너지면서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공사 현장에서 사용된 공법이 흔히 사용되는 공법으로 이례적인 사고가 발생한 것에 대해 안전조치가 미흡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해당 공사 현장에서 사용된 공법은 DR거더 공법으로 알려졌다.
이 공법은 바닥판과 가로보를 미리 공장에서 제작해 현장 공정을 단순화한 것으로 일반 거더 대비 형고 조절이 자유로워 통수단면(개울 등 하천이 도로나 교량 등을 통과하는 통로 면적) 확보를 위한 하천교량에 유리하다. 또 공장 제작으로 품질이 일정하고 급속시공 등이 가능해 바닥판 균열 방지에 성능이 좋은 공법이다.
최명기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는 “런처가설구조물이 거더 중심에서 벗어나며 하부 거더가 편심을 받아 기울어 이탈하는 현상이 발생해 사고가 났을 수 있다”며 “DR거더 공법에서 거더가 가끔 넘어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방지하기 위해 버팀목, 안전로프, 철근 등의 구조를 갖춰야 한다. 이번 사고는 철근으로만 지지한 불안정한 상태였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또 한가지 추측해볼 수 있는 원인은 해당 공사에서 사용된 런처가 박스형 런처로 일반적인 런처와 다르다. 거더가 불안정했다면 이 박스형 런처는 거더 위에서 쉽게 기울게끔 힘이 발휘되는 특성이 있다”며 “이 박스형 런처를 사용한 것이 사고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기범 경일대 건축토목학과 교수는 “DR거더 공법은 이미 다수 시행된 사례가 있는 공법으로 공사 지침, 순서 등이 어느정도 정립돼 있는 공법”이라며 “붕괴 영상을 봤을 때는 시설물 고정에 대한 안전 수칙, 런처 작업 중 지켜야 하는 기준 사항들이 미흡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았나 추측된다”고 했다.
이어 “영상을 보면 거더 위 런처가 이동하면서 갑자기 확 기우는 모습이 보인다. 시설물 고정이나 런처 이동 시 주변 시설물들에 대한 안전 수칙 등 정해진 바에 따라 움직이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현대엔지니어링, “사고원인 아직 모른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사고 원인에 관해 아직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주우정 현대엔지니어링 대표는 28일 오전 서울 중구 계동 본사에서 열린 미디어 브리핑“에서 사고 원인이 투명하게 밝혀져야 하는 상황”이라면서도 “관계기관에서 사고 조사를 진행 중인 부분에 대해 투명하게 있는 그대로 협조하고 결과를 기다릴 예정”이라고 했다. 아직 조사가 진행되고 있어 사고 원인을 알 수 없다는 것이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도 “작업을 하기 전 매일 아침 안전 회의를 진행하고, 현장에서 모든 안전 장비를 점검한 후 위험성 평가까지 마친 뒤 작업에 투입됐다”며 “안전모, 벨트 착용, 안전고리, 거더 전도방지시설, 낙하 방지망이 완벽하게 설치된 상태였다”고 했다. 이 밖에 사고 원인과 관련한 질문에는 “조사 중인 부분을 지금 언급할 수 없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국토교통부는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한 건설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를 구성했다. 동시에 경찰은 현대엔지니어링 본사 압수수색을 진행하며 수사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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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재혁 기자 rhino@chosunbiz.com
주우정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오른쪽 두번째)와 임직원들이 28일 서울 종로구 본사에서 서울세종 고속도로 사고와 관련해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뉴스1
붕괴 사고가 일어난 것은 지난 25일 오전 9시 49분쯤 경기 안성시 서운면 산평리 서울세종고속도로 공사 현장이다. 교량 상판 구조물인 거더(다리 상판 밑에 까는 보의 일종)가 갑자기 무너졌다. 이 사고로 4명이 숨지고 6명이 다치는 등 1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하도급사인 장헌산업은 거더를 설치하는 작업을, 강산개발은 거더 위에 슬라브(상판)를 얹는 작업을 각각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는 특수 설치 장비인 ‘런처’(거더 인양 및 설치 장비)를 이용해 거더를 교각 위에 거치하고, 다시 런처를 철수하는 과정에서 거더가 갑작스럽게 무너지면서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공사 현장에서 사용된 공법이 흔히 사용되는 공법으로 이례적인 사고가 발생한 것에 대해 안전조치가 미흡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해당 공사 현장에서 사용된 공법은 DR거더 공법으로 알려졌다.
이 공법은 바닥판과 가로보를 미리 공장에서 제작해 현장 공정을 단순화한 것으로 일반 거더 대비 형고 조절이 자유로워 통수단면(개울 등 하천이 도로나 교량 등을 통과하는 통로 면적) 확보를 위한 하천교량에 유리하다. 또 공장 제작으로 품질이 일정하고 급속시공 등이 가능해 바닥판 균열 방지에 성능이 좋은 공법이다.
최명기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는 “런처가설구조물이 거더 중심에서 벗어나며 하부 거더가 편심을 받아 기울어 이탈하는 현상이 발생해 사고가 났을 수 있다”며 “DR거더 공법에서 거더가 가끔 넘어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방지하기 위해 버팀목, 안전로프, 철근 등의 구조를 갖춰야 한다. 이번 사고는 철근으로만 지지한 불안정한 상태였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또 한가지 추측해볼 수 있는 원인은 해당 공사에서 사용된 런처가 박스형 런처로 일반적인 런처와 다르다. 거더가 불안정했다면 이 박스형 런처는 거더 위에서 쉽게 기울게끔 힘이 발휘되는 특성이 있다”며 “이 박스형 런처를 사용한 것이 사고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기범 경일대 건축토목학과 교수는 “DR거더 공법은 이미 다수 시행된 사례가 있는 공법으로 공사 지침, 순서 등이 어느정도 정립돼 있는 공법”이라며 “붕괴 영상을 봤을 때는 시설물 고정에 대한 안전 수칙, 런처 작업 중 지켜야 하는 기준 사항들이 미흡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았나 추측된다”고 했다.
이어 “영상을 보면 거더 위 런처가 이동하면서 갑자기 확 기우는 모습이 보인다. 시설물 고정이나 런처 이동 시 주변 시설물들에 대한 안전 수칙 등 정해진 바에 따라 움직이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10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세종~안성고속도로 붕괴사고 당시 영상. /독자 제공
현대엔지니어링은 사고 원인에 관해 아직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주우정 현대엔지니어링 대표는 28일 오전 서울 중구 계동 본사에서 열린 미디어 브리핑“에서 사고 원인이 투명하게 밝혀져야 하는 상황”이라면서도 “관계기관에서 사고 조사를 진행 중인 부분에 대해 투명하게 있는 그대로 협조하고 결과를 기다릴 예정”이라고 했다. 아직 조사가 진행되고 있어 사고 원인을 알 수 없다는 것이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도 “작업을 하기 전 매일 아침 안전 회의를 진행하고, 현장에서 모든 안전 장비를 점검한 후 위험성 평가까지 마친 뒤 작업에 투입됐다”며 “안전모, 벨트 착용, 안전고리, 거더 전도방지시설, 낙하 방지망이 완벽하게 설치된 상태였다”고 했다. 이 밖에 사고 원인과 관련한 질문에는 “조사 중인 부분을 지금 언급할 수 없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국토교통부는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한 건설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를 구성했다. 동시에 경찰은 현대엔지니어링 본사 압수수색을 진행하며 수사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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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재혁 기자 rhin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