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계엄 당일, 대통령 경호처의 수상쩍은 움직임도 포착됐습니다. JTBC 취재 결과 '김건희 여사 라인'으로 꼽히는 이광우 경호본부장이 계엄 선포 직전 대통령실 본관을 담당하는 경호관들을 철수시킨 걸로 확인됐습니다. 그러면서 국무위원들의 출입 기록도 남기지 말라고 지시했는데 사전에 계엄을 알고 있던 건 아닌지 확인이 필요해 보입니다. 이런 가운데 경찰이 오늘(13일) 이 본부장과 그 윗선 김성훈 경호처 차장에 대해 세 번째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강희연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계엄 선포 약 3시간 전 윤석열 대통령은 삼청동 안전가옥에서 조지호 당시 경찰청장, 김용현 국방장관 등과 만났습니다.
이후 윤 대통령은 계엄을 선포하기 위해 대통령실로 이동했고, 이에 맞춰 경호처도 긴밀히 움직인 걸로 JTBC 취재 결과 파악됐습니다.
경호처 내 '김용현 라인'으로 불리는 이광우 경호본부장이 대통령실 청사 경호를 담당하는 '본관부' 경호관들을 철수시키라고 지시한 겁니다.
이 본부장은 이 자리에 '수행부' 경호관들을 배치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이 청사에 있는데 본관 경호관들을 뺀다는 건 매우 이례적이었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이 시각 이 본부장은 국무회의 참석차 대통령실에 도착한 국무위원들의 출입 기록을 남기지 말란 지시도 내렸습니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일부 장관들을 눈에 띄지 않는 경로로 대통령 집무실로 이동시킨 걸로 안다"고도 말했습니다.
목격자와 출입 기록을 남기지 않으려 했던 거 아니냐는 의심이 드는 대목입니다.
이 본부장과 그 윗선인 김성훈 경호처 차장은 공수처의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적극적으로 막아선 강경파이자 김용현 라인으로 꼽힙니다.
계엄 당일 경호처 수뇌부 일부가 사전에 계엄을 인지하고 협조한 것 아니냔 의혹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경호처는 "수사 중인 상황에서 관련 내용을 언급하는 건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경찰은 오늘 이 본부장과 김 차장에 대해 세 번째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윤 대통령의 공수처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로 앞서 두 차례 영장이 반려된 뒤 경찰은 이번엔 비화폰 서버 삭제 지시 등 혐의를 추가했습니다.
[영상편집 홍여울 / 영상디자인 신하경]
강희연 기자 (kang.heeyeon@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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