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최대 전자상가인 광둥성 선전 화창베이의 가전제품 공급업자들은 20일 공식 판매되는 최신 트리플 폴더폰 '메이트 XT' 256GB(기가바이트) 모델을 6만∼7만위안(약 1130만∼1320만원)에 내걸었다.
해당 모델의 화웨이 공식 판매가격은 1만9999위안(약 376만원)이지만 공급을 초과하는 수요와 구매 문의 폭증으로 인해 공급업자들이 가격을 3배로 올려놓은 것이다. 화창베이의 중고 스마트폰 거래업자 린선은 "화창베이에서 해당 제품의 가격은 매우 불안정한 상태"라며 "대부분의 관심은 해당 제품을 되팔아 가격 차로 이윤을 남기려는 투기적 암거래상들이 보인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SCMP는 "화웨이의 해당 신제품이 공식 e커머스 플랫폼 브이몰에서 전날 오후까지 630만여 건의 사전 판매 예약을 기록했다"며 "다른 온라인 거래사이트에서도 메이트 XT의 가격이 3만위안에서 10만위안까지 뛰었다"고 전했다. 화웨이는 지난 7일 보증금 없이 사전 예약을 받기 시작했으나 공급이 부족한 탓에 예약자에게 즉시 구매를 보장하지는 않았다.
화웨이의 신제품이 현지의 뜨거운 관심을 받는 반면, 같은 날 공식 판매를 개시하는 아이폰 16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다소 차갑다. 중국 본토 온라인 소매업자들은 아이폰 16의 공식 판매도 전에 가격을 후려치고 있다. 쇼핑 플랫폼 핀둬둬는 512GB 아이폰 16 플러스 모델을 공식 판매가인 9999위안(약 188만원)에서 10% 할인된 8999위안(약 169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심지어 128GB 아이폰 16은 11% 할인된 가격에 내걸었다.
SCMP는 "암시장에서 화웨이 최신 스마트폰의 가격이 터무니없이 급등한 것은 이달 나란히 출시된 미국 애플의 최신 아이폰 16으로 향하는 스포트라이트를 가로채려는 화웨이의 노력이 성공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앞선 홍보와는 달리 아이폰 16이 'AI 빠진 AI폰'으로 시장에 실망을 안겨주면서 중국 소비자들이 해당 제품의 구매를 보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화웨이는 2019년 미국의 블랙리스트에 올랐음에도 지난 8월 7나노(나노미터·10억분의 1m) 고성능 반도체 '기린 9000s'를 탑재한 스마트폰 '메이트 60' 시리즈를 내놓는 등 첨단 제품을 보란 듯이 선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SCMP는 "미·중 기술 경쟁 속 제재 대상인 화웨이가 기술적 도약을 통해 애플이라는 IT 공룡의 아성에 도전하는 것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