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AI 대응 못해 주가 올해 53%↓
25년만에 반도체 대표 자리 내줘
1896년 출범한 다우지수는 미국을 대표하는 3대 지수 가운데 가장 오래된 지표로, 미국을 대표하는 30개 우량 기업으로 구성돼 있다. ‘인텔 인사이드’란 광고 문구로 유명한 인텔은 1999년 다우지수 편입 이후 25년 만에 대표 반도체 기업 자리를 내주게 됐다.
인텔은 최근의 AI 반도체 시장 급성장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실적 악화에 주가 하락이 겹쳤다. 그러면서 꾸준히 다우지수에서 퇴출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인텔의 주가는 올 들어서만 약 53% 하락했고, 시가총액도 2020년 초(2920억 달러)와 비교해 3분의 1 수준인 989억 달러(약 136조5000억 원)로 내려앉은 상태다. 8월에는 100억 달러의 비용 절감을 위한 대대적인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하며 직원 1만5000명을 감원하는 한편 올 4분기(10∼12월)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반면 엔비디아는 AI 구동에 필요한 핵심 그래픽처리장치(GPU)의 독보적 공급원으로 떠올랐다. 현재 전 세계 AI 가속기 시장의 약 90%를 점유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주가가 약 240% 급등했고 올 들어서도 170% 이상 상승했다. 올해 6월 시가총액 3조 달러를 돌파했으며, 한때 애플을 추월해 시총 1위 기업에 오르기도 했다. 현재 엔비디아 시총은 약 3조3200억 달러 규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다우지수 교체를 두고 “수년 전만 해도 생각하지 못했을 일”이라며 “기술 산업 내에서 엔비디아와 인텔의 운명 역전을 드러낸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