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겨울론 잠재운 ‘마이크론-SK하이닉스 훈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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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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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론, 예상 뛰어넘은 깜짝실적… ‘HBM 내년 물량까지 매진’ 공식화
SK하이닉스 ‘5세대 12단 HBM’
세계첫 양산… 엔비디아 등에 공급
반도체 시장에 봄바람…주가 급등
주요 메모리 기업 중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해 ‘메모리 시장 풍향계’로 불리는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시장 기대를 뛰어넘는 회계연도 4분기(6∼8월) 실적을 25일(현지 시간) 발표했다. 26일 SK하이닉스도 5세대 12단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세계 최초 양산을 전격 발표해 시장에 확산되던 ‘반도체 겨울론’을 잠재우고 모처럼 ‘봄바람’을 이끌었다.

● 마이크론 “역사상 가장 좋은 포지션”

이날 마이크론은 장 마감 이후 올해 회계연도 4분기 실적 발표에서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93% 증가한 77억5000만 달러(약 10조3000억 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월가 예상치였던 76억6000만 달러를 웃도는 숫자다. 주당 순이익 역시 1.18달러로, 월가 예상치 1.11달러를 뛰어넘었다. 다음 분기인 내년 회계연도 1분기 매출 전망도 기존 예상치(83억 달러)를 훌쩍 넘는 87억 달러로 제시했다.

마이크론은 이날 실적 발표와 함께 “HBM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면서 제품 가격 인상과 장기 계약 체결이 이어지고 있다”며 올해와 내년 물량이 이미 매진됐음을 공식화했다. 산제이 메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마이크론 역사상 가장 좋은 포지셔닝으로 회계연도 2025년에 접어들고 있다”며 “1분기 기록적인 매출을 예상하고, 2025년에는 수익성이 크게 개선돼 상당한 매출 기록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앞서 글로벌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연이은 보고서에서 반도체 업계가 올 3분기(7∼9월) 정점을 찍은 뒤 4분기(10∼12월)부터 매출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라 전망한 것과는 상반되는 전망을 내놓은 것이다. 이에 마이크론 주가는 장 마감 이후 전일 대비 14.75% 급등한 주당 109.9달러를 기록했다.

● SK하이닉스 “HBM3E 12단 세계 첫 양산”

전 세계 HBM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 중인 SK하이닉스도 5세대 HBM인 ‘HBM3E’ 12단 신제품을 세계 최초로 양산하기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당초 12단 제품은 올해 4분기(10∼12월) 양산을 목표로 했으나 확대되는 시장 수요를 고려해 올해 5월 3분기(7∼9월) 양산으로 일정을 한 차례 앞당겼다.

HBM3E 12단은 현존 HBM 제품 중 최대 용량(36기가바이트)을 구현한 제품으로, 연내 엔비디아 등 고객사에 공급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당사는 2013년 세계 최초로 HBM 1세대(HBM1)를 출시한 데 이어 이번 5세대까지 전 세대 라인업을 개발해 시장에 공급해 온 유일한 기업”이라며 “높아지고 있는 AI 기업들의 눈높이에 맞춘 12단 신제품도 가장 먼저 양산에 성공해 AI 메모리 시장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이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 양산을 발표한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 ‘HBM3E’ 12단 제품. SK하이닉스 제공
HBM3E 12단 제품은 앞서 올해 2월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개발에 성공, 2분기(4∼6월) 양산을 시작한다고 밝혔으나 SK하이닉스에 선수를 뺏겼다. 급성장하는 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가 앞서가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의 추격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뱅크오브아메리카에 따르면 올해 연간 HBM 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 55%, 삼성전자 39%, 마이크론 6% 순으로 전망된다.

이날 마이크론 실적 호조와 SK하이닉스의 HBM3E 12단 양산 낭보로 장 마감 기준 SK하이닉스 주가는 전일 대비 9.44% 오른 18만900원, 삼성전자는 4.02% 오른 6만4700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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