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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中·日 저가 철강재에 반덤핑 관세?…무역규제 강화 목소리 커진다

등록 2025.02.15 07:00:00수정 2025.02.15 07: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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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무역위, 20일 中 후판 반덤핑 관세 부과 여부 결정

무역조사실, 19~21일 수입열연강판 반덤핑조사 개시결정

中후판 수입량 125만t…韓철강사 손해액 9000억~1조 달해

후판 반덤핑 관세 부과 가능성↑…"열연강판은 쉽지 않아"

[서울=뉴시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후판 생산 모습. (사진=현대제철 제공) 2023.11.2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후판 생산 모습. (사진=현대제철 제공) 2023.11.2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김동현 기자 = 정부가 저가의 중국산과 일본산 철강재 수입 증가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철강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반덤핑(AD) 관세를 부과하는 등 해외에서 수입되는 철강재에 대한 무역 규제를 강화할 지 관심이 쏠린다.

중국산 후판 반덤핑 예비판정에서는 저가 철강재의 유입이 가속화되면 국가 기간산업이 흔들릴 수 있고 우리나라 산업 전체의 경쟁력이 악화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관세 부과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다.

저가의 중국·일본산 열간압연강판(열연강판)에 대한 반덤핑 관세 부과는 쉽지 않다는 전망이 다수 나온다.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면 상대국의 대응이 본격화될 수 있어 신중을 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15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무역위원회는 오는 20일 회의를 열고 현대제철이 지난해 7월 제소한 중국산 후판(선박에 사용하는 '두께 6㎜ 이상 철판)에 대한 반덤핑 조치와 관련한 논의를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7월 현대제철은 중국산 후판 가격이 국내 기업의 후판 가격보다 지나치게 낮아 국내 철강산업이 피해를 보고 있다며 무역위에 중국산 후판에 대한 반덤핑 관세를 요구하는 제소를 신청했고 정부는 10월부터 조사에 착수한 바 있다.

실제로 지난해 기준 중국산 후판 가격은 1t당 60만원에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산 후판 가격이 1t당 90만원대를 유지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약 30% 가량 저렴한 가격에 후판을 구매할 수 있는 셈이다.
[서울=뉴시스]현대제철 조선용 후판 제품. (사진=현대제철) 2024.12.0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현대제철 조선용 후판 제품. (사진=현대제철) 2024.12.0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후판 가격이 큰 차이를 보이자 조선업계의 중국산 후판 사용량이 늘어났고 이에 따라 수입량도 증가세다. 중국산 후판 수입량이 2021년 34만2000만t 수준에서 2023년 125만3000만t 수준으로 3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단순 계산으로 조선업계에서 중국산 후판 100만t을 사용했다고 가정하면 우리나라 기업들은 100만t을 판매하지 못한 것과 마찬가지다. 1t당 90만원대 수준으로 계산하면 손해액은 9000억~1조원에 달한다고 볼 수 있다.

최근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모든 중국산 제품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고 다음달 12일부터는 미국으로 수입되는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것도 우리나라 철강업계엔 악재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미국 시장으로의 수출이 어려워진 중국산 철강재가 상대적으로 규제가 심하지 않은 국내 시장을 겨냥할 수 있고 이에 따라 저가의 중국산 제품 유입이 가속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이달 안에 중국산 후판에 대한 정부의 반덤핑 관세 부과 여부를 결정한다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미국의 중국산 철강 제재가 본격화되면 저가의 중국산 철강재가 국내로 유입되면서 시장 질서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만큼 무역 규제를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무역위 관계자는 "오는 20일 개최되는 무역위에서 다수결로 합의를 이끌 수도 있고 위원장을 포함한 9인의 합의로 반덤핑 예비판정 결론을 낼 수 있지만 중국산 후판에 대한 관세 부과 여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포항=뉴시스] 포항제철소 2열연공장에서 열연강판이 생산되고 있다. (사진=포스코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포항=뉴시스] 포항제철소 2열연공장에서 열연강판이 생산되고 있다. (사진=포스코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또 다른 관심은 수입산 열연강판에 대해 반덤핑 조사가 실시될 지 여부다. 열연강판은 쇳물을 얇게 펴 만든 철판 형태의 반제품으로 자동차용, 강관용 등 산업 전반에서 사용되는 제품이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중국·일본산 열연강판에 대해서도 무역위에 제소했다. 중국·일본산 열연강판 가격이 국내산 대비 5∼10% 낮은데다 일본의 경우 자국산 대비 10~20% 가량 낮게 책정해 공급하며 국내 철강산업을 교란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산업부 무역조사실은 오는 19~21일 현대제철이 제소한 중국·일본 열연강판 반덤핑에 대한 조사 개시 여부를 결정하고 조사가 실시될 경우 이달 말 관보에 게시한다는 계획이다.

중론은 일본철강연맹이 자국산 열연강판에 대한 반덤핑 제소에 대해 불쾌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며 일본 정부의 협조 아래 무역 장벽을 높일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어 조사를 실시하더라도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판단도 있다.

국내 철강사와 제강사 간 열연강판 반덤핑 관세 부과에 대한 입장이 다른 것도 문제다. 수입산 열연강판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면 고로를 보유한 기업만 이득을 볼 수 있는 만큼 무역위 합의를 이끌어내기 힘들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열연 강판의 경우 현대제철과 포스코 등은 반덤핑 관세 부과에 찬성할 수 있지만 동국제강, 세아제강 등 제강사들은 수입산 가격이 높아지는 것을 달갑게 생각하지 않을 수 있다"며 "일본의 대응 등을 고려할 때 조사 시작은 물론이고 관세 부과가 쉽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고 전했다.
【세종=뉴시스】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 2019.09.03. ppkjm@newsis.com

【세종=뉴시스】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 2019.09.03.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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